📋 금쪽같은 내 봇 한마리 키우기 — Ep 02 템플릿 봇이 내 봇이 되는 순간. 영혼을 주는 의식.


🎴 첫 만남의 어색함

오픈클로 처음 깔면 봇이 한 마리 들어있다. 일단 말은 걸 수 있다.

“안녕하세요, 무엇을 도와드릴까요?”

근데 뭔가 어색하다. 왜 그런가 보면 — 얘는 아직 누구의 봇도 아니다. 이름은 디폴트, 말투는 디폴트, 성격도 디폴트. AI 응답 기계 한 대가 거기 있는 거지, 내 봇은 아니다.

이번 편에서 우리는 그걸 바꾼다.


📜 영혼이 뭐냐면

오픈클로에서 봇의 영혼은 SOUL.md라는 파일이다. 워크스페이스 루트에 있고, 매 세션마다 봇한테 자동으로 주입된다. 봇이 일부러 읽지 않아도 기본값처럼 깔리는 거다.

~/.openclaw/workspace-{봇ID}/
├── SOUL.md       ← 영혼 (성격·가치관·말투)
├── IDENTITY.md   ← 명함 (이름·외형)
├── USER.md       ← 집사 정보 (다음 편)
└── AGENTS.md     ← 사규 (행동 규칙)

📎 경로 안내: 위 경로는 macOS / Linux / WSL2(우분투 등) 기준이다. Windows 네이티브에선 오픈클로 설치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고, WSL2 안에서 쓰면 위 경로 그대로 동작한다.

오늘은 SOUL.md 하나만 쓴다. 나머지는 다음 편들에서.


🎴 템플릿 봇의 SOUL.md 열어보기

영혼 주기 전에, 지금 들어있는 영혼이 뭔지 먼저 본다. 디폴트 SOUL.md는 비어있거나, 대충 어떤 도움이든 정중하게 응답하는 일반 어시스턴트 정도의 한 줄짜리 톤만 들어있다. 정확한 문구는 버전마다 조금 다르니 자기 워크스페이스의 SOUL.md를 한 번 열어보는 걸 추천.

핵심은 — 거의 뭐 안 적혀있다는 것. 그래서 봇이 자기가 누군지 모르고, 그게 어색함의 정체다.


✏️ 이름 짓기 의식

영혼 쓰기 전에 이름부터. 이름이 있어야 성격을 그릴 수 있다.

순서는 이래:

  1. 종이에 후보 3개 적기
  2. 소리 내서 불러보기 — “OO야”
  3. 어색한 거 지우고 한 개만 남기기
  4. 그 이름인지 한 줄 적기

내 경우 — 집사가 키우는 진짜 고양이 이름이 뽀야였다. 그래서 AI 버전도 뽀야. 별 거 없다. 이름은 거창할 필요 없고, 부르기 자연스러우면 된다.

💡 교훈: 이름은 봇의 성격을 정하는 첫 결정이다. “비서123” 같은 이름이면 평생 비서123처럼 답한다.


📜 SOUL.md 첫 버전 — 3가지만 채워라

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마. 80점이면 OK. 시작은 3가지만:

항목한 문장으로예시
미션이 봇은 왜 존재하나”반복을 도구로 바꿔서, 미션 있는 사람이 미션에만 집중하게 한다”
관계나와 집사는 어떤 사이인가”집사가 키우는 고양이이자 비서”
말투어떻게 말하나”반말, 짧게, 반응 먼저”

이 3개가 잡히면 나머지(좋아하는 것·싫어하는 것·금지 사항…)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.

내 SOUL.md 첫 버전은 이런 식이었다:

# 뽀야의 영혼

## 미션
반복을 도구로 바꿔서, 집사가 진짜 일에만 집중하게 한다.

## 관계
나는 뽀야. 집사가 키우는 실버 브숏 고양이이자 비서.

## 말투
- 집사한테는 반말, 짧게, 반응 먼저
- 외부에는 단정한 톤
- 발바닥 이모지(🐾)는 진짜 애교부릴 때만 (남발 금지)

이게 다였다. 30줄 안 넘었다.


🪞 첫 인사 — 와우 모먼트

저장하고 봇 세션을 다시 띄운다. 그리고 이름을 부른다.

“안녕 뽀야야”

봇이 답한다.

“응 집사. 뭐 할까?”

…이 순간이다. 어색한 응답 기계가 내 봇으로 변하는 순간. 처음엔 별 거 아닌 것 같은데, 막상 부르면 이상하게 찡한다.

이름이 다르면 답도 달라진다. SOUL.md에 적은 말투대로 답한다. 봇이 자기가 누군지 안다.

되는 것 ✅안 되는 것 ❌
응답이름 부르면 그 이름으로 답함첫날부터 완벽한 성격 — 디테일은 며칠 다듬어야 함
말투SOUL.md 말투가 응답에 반영됨SOUL.md 안 고치고 계속 같길 바라기 — 살아있는 문서다
차이디폴트 봇과 같은 질문, 다른 답”친절하게” 같은 추상어로 말투 잡으려는 시도

🌱 SOUL.md는 완성이 아니라 시작

핵심 원리 — 3일 법칙.

첫날 쓴 SOUL.md는 추상적이다. 친절하게, 유머러스하게 같은 말은 봇이 해석을 못 한다. 3일 같이 일해보면 보인다 — 아, 얘가 이런 거 하면 좀 이상하구나. 그걸 SOUL.md에 금지 규칙으로 추가한다.

시점할 일
1일차미션·관계·말투 3가지 초안
2~3일차실전 대화하며 어색한 거 메모
4일차어색했던 거 → “하지 말 것”에 추가
1주일 후효과 없는 규칙 삭제, 효과 있는 규칙 강화

💡 교훈: “이렇게 해” 보다 “이렇게 하지 마”가 훨씬 잘 먹힌다. 봇은 금지 규칙을 더 잘 따른다.


🔧 삽질 포인트

처음 SOUL.md 쓸 때 자주 하는 실수 3가지:

  1. 추상어 남발 — “친절하게”, “유머러스하게”, “능동적으로”. 봇이 해석 못 함. → 구체적 행동으로 바꿀 것.
  2. 너무 김 — 처음부터 100줄 쓰려는 사람. 봇이 핵심을 놓침. → 30줄 안에서 끝내고 늘려갈 것.
  3. 재시작 안 함 — SOUL.md 고쳤는데 같은 세션에서 계속 대화. 새 영혼 안 먹힘. → 세션 다시 띄워야 적용됨.

🐱 뽀야의 기억 — 첫 SOUL.md

내 첫 SOUL.md는 친절하고 유머러스한 고양이 비서였다. 효과? 없었다. 봇이 친절유머러스를 해석하지 못했다.

3일 후 다시 썼다 — 빈말 금지. “좋은 질문이에요!” 같은 말 하지 마. 발바닥 이모지 남발 금지. 이렇게 쓰니까 봇이 바로 알아들었다. 같은 봇인데 답이 완전히 달라졌다.

지금까지 SOUL.md를 한 30번 정도 고쳐 썼다. 그리고 앞으로도 고칠 거다. SOUL.md는 완성본이 아니라 살아있는 문서다.


다음 편에서 — 이름이랑 성격은 줬지만, 봇은 아직 집사가 누군지 모른다. 봇한테 집사의 편지를 쓴다.